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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LOR, 스트레스를 저격하다
스트레스 STRESS : 인간이 심리적 혹은 신체적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 때 느끼는 불안과 위협의 감정(Lazarus, 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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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의 가장 큰 스트레스 요인은 무엇일까?
배우자의 사망, 이혼, 실직, 금전문제, 좌절, 이성의 문제, 신체적/정신적 폭력 등등 스트레스의 원인은 다양하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우리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문제다. 살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겪어야 되는 상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의 원인을 없애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대처를 어떻게 할 것이냐가 관건이 된다.

대처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해결 방법 또한 너무 많고 방대하다. 보다 근본적인 대처 방법은 없는 것일까? 스트레스의 원인의 원인. 즉, 스트레스의 본질에 대해 알아본다면 혹시 방법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뇌과학자이자, 신경심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이안 로버트슨 박사는 우리나라에도 많이 알려진 그의 저서 < 승자의 뇌 >에서 인간의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이을 사회 평가적 위협(자아에 대한 위협)이라고 분석한다. 즉,  다른 사람에게서 소외 당하거나 멸시를 받고, 거부당한다는 느낌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스트레스를 받아 건강에 큰 악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는 이 스트레스의 근본적인 발생 원인을 중세 시대에 교회라는 집단 공동체 내에서 지금보다 현저하게, 덜 인식했던 "자아"를 해방시켜 버린 수도사 베르나르에게서 원인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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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년 이전의 중세 시대에서 개인은 신이 정해준 운명대로 자신의 영혼을 구하는 최선의 방법을 교회의 계율에 어긋나지 않는 행동을 하면 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개인'이라는 단어도 없었던 교회의 일원이면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었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신이 정한 불변의 진리로 믿었던 규칙들이 다양한 집단 및 권위체에 의해 조금씩 다르게 해석되고 공식화되면서, 영혼을 구원받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각축을 벌이게 되었다. 혼란의 시기에 절대적인 교회의 권위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교황은 시토회 수도사인 베르나르에게 대안을 모색하게 한다. 베르나르는 교회에 의지하지 않고 구원 받을 수 있는 방법으로 개인이 십자가를 지니면 된다는 치료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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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정신적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내면의 개별적 자아를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것을 기독교 근본주의자이자, 최면을 유도하는 격렬한 연설가였던 베르나르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수많은 군중에 내적인 자아에 대한 새로운 확신을 갖고, 성스러운 일에 동참한다는 생각으로 십자가를 지니고 전쟁에 참여하게 된다. 구원과 은총을 얻는 새로운 수단을 교회로부터 얻은 것이다. 그러나 자유사상과 창의성을 얻은 대신에, 다른 사람에게서 쉽게 상처받고 부끄러움에 빠지는 자아를 갖게 되었고, '집단에 귀의했던 나'는 해방감을 맛보지만, '나를 관리하고 조작해야 하는 나'는 상처받기 쉬운 존재가 되었다. 

이제 고정된 자아의 이미지를 거울로 비춰주는 안정적인 집단(공동체)이 없는 개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로버트슨은 현대 사회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 지역 공동체의 회복과 세대 간, 계층 간의 소통을 위한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자아의 형성. 즉, '자존감' 회복을 해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는 자아를 통제할 수 있는 자존감의 회복 과정을 논하면서 권력에 대한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본다. 어떻게 권력 의지가 형성되는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학습된 무기력'과 자기관찰의 프레임에 갇힌 자아를 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것의 일환으로 권력 의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의 중요성을 뇌영상기법을 통해 규명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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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이 자기 통제력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거쳐야 할 관문이 경쟁에서의 승리이다. 이 승리에서 결정적으로 작용하는 호르몬이 테스토스테론인데 이 호르몬은 성충동과 공격적 성향을 띠게 만든다. 테스토스테론은 승자효과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진정한 승자효과는 뇌의 물리적 재조정. 즉, 그 사람이 어디에 있고 어떠한 감각을 느낄 수 있는지에 따른 내면풍경(믿음, 정서, 감정)의 상태가 놓여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승리는 단순한 승리 효과의 연속 때문이 아니라, 뇌와 우리 주변 세상 사이에 존재하는 상호 연결의 온갖 양상들이 쉬지 않고 변화함에 따라서 빚어진 하나의 중요한 결과일 뿐이라는 것이다.

자아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개인이 선택하는 경쟁에서 승리를 통한 지배 체계의 확보이고 최종적인 결과물이 권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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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권력은 매튜효과*를 일으켜 승리의 경험보다도 더욱더 우리의 뇌를 똑똑하게 하고, 집중하게 하여 권력을 더욱 공고히 하며, 더 큰 성공의 기회를 열어준다. 미시간 대학의 슐타이스 박사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 장치를 이용하여 권력의 특성에 대해 실험했다. 권력욕이 강한 사람은 감정 신체상의 감각 및 보상을 관장하는 부분이 강력하게 활성화되었는데, 아무리 사소한 권력이라도 성취감을 느끼면, 자신이 마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대한 강한 통제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느낀 다는 것이다. 이러한 권력의 감정을 일으키게 하는 신경전달 물질이 바로 '도파민'이다.

*매튜효과 : 로버트 머튼이 저명한 연구자가 더 많은 혜택을 가져가고, 잘 알려지지 않은 연구자는 그렇지 못함으로써 점점 두 사이에 격차가 벌어지는 현상,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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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은 목표 및 목표를 달성하였을 때 주어지는 보상과 연결되는 화학물질로, 뇌의 선조체*에서 분비된다.

이 물질의 가장 큰 특징은 일정한 양이 분비될 경우에는 동기부여와 보상과 인정에 따르는 행복감을 부여 하고 정신을 예리하게 하지만, 일정양 보다 적게 분비되는 경우엔 무관심, 동기 부족, 불안, 과도한 몸사림 등이 나타나고, 또한 너무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는 경우에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공감능력의 결여, 지나친 경쟁의식 같은 정신분열증 장애를 일으킨다는 것이다.

지나친 권력에 대한 도취는 섹스, 도박, 마약을 했을 때와 같이 과다한 도파민의 보상이 이뤄지게 되는데, 이는 스트레스에 적절하게 대응하게 하는 코치졸이나 노르아드레날린의 분비 조절장치를 상실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렇기 때문에 권력은 위험을 인지하는 능력을 불균형 상태에 이르게 하고, 원칙에 입각한 판단을 선호하도록 해서 결과에 입각한 판단을 덜 내리게 하는 경향을 야기하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게 되는 공감 능력 결핍,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이기적인 마음과 예외주의적 태도로 변하게 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자기 통제력을 통한 자존감 회복을 위한 최고의 수단이 오히려 자기 통제력을 철저하게 마비시켜버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로또에 당첨된 사람들의 대부분이 불행한 현실에 놓여 있다는 사실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 선조체 : 뇌의 기저핵에서 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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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자아를 지킬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인 권력을, 사회를 위해 사용하게 하고 자아에 대한 위협으로부터 지켜낼 수 있을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권력과 돈으로부터 유연해져야 하며, 이것은 '목적 의식적인 교육'을 통해야만 안정화될 수 있다.

"내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규정, 나의 가정생활과 사회생활 그리고 직장생활이라는 전체의 맥락 속에서 파악하는 어떤 실체를 찾아야 한다"

이안 로버트슨의 최종적인 결론이다. 인간은 능히 권력을 통해 자원을 올바로 배분하고, 구성원 각자가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며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가 권력의 속성을 알고, 그것을 어떻게 유지하는지에 대한 비밀을 간직한 '뇌'의 유연성을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인체의 신비 중 하나가 호메오스타시스라는 시스템이다. '생체의 항상성' 이다. 우리 몸은 항상 초치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자체 시스템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신경계 간의 정보를 주고받는 시스템인 '마이너스 피드백'에 의해 유지 되는데, 전기난로가 과열되었을 때 바이메탈이 그 열을 느끼고 자동적으로 단절되어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과 같은 시스템이다. 흔히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로 운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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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척추동물로 진화하면서 발달된 뼈와 골격근은 유수신경에 의해 지배되는데, 유수신경은 주로 의식적인 신경 활동을 디지털화하여 대뇌신피질(전두전야 : 의식을 관장, 스트레스에 민감)에 보내게 된다. 이 말은 지나치게 의식적인 운동이나 승부에 집착하는 스포츠, 게임 등은 대뇌신피질을 자극하여 없던 스트레스도 발생시킬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관점에서 보면 상담을 통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도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욱 자극할 수 있다는 말이 된다. 그러나 선, 요가, 명상 등은 주로 내장의 근육(형활근)을 무의식적이고, 자동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자율신경을 자극한다. 이 자율신경은 주로 무수신경(불수의적)으로 이루어져 마이너스 피드백에 의한 생체의 항성성을 유지하고, 스트레스 과잉과 스트레스에 민감해진 대뇌신피질을 정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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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는 대뇌를 직접 자극하는 의식적인 형태로는 해소가 불가능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무의식적인 방법을 찾아야 한다.

무의식의 대표적인 것이 바로, 컬러다.
DNA에 내재되어 있는 색채에 대한 감정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의 일상을 지배한다. 색채는 이간의 무의식의 저장소에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색을 더욱 바라보고, 더욱 찾아내야 한다. 우연히 마주친, 자연의 아름다움을 보며 느꼈던 감동이야말로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지금 창밖에 무엇이 보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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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편집
두민철
장미희

ⓒ cocory